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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계없음>


[엠파이트=반재민 기자] 지난 5일 펼쳐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주짓수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하기 위해 대회장을 찾은 한 선수는 자신의 상대선수를 살펴보기 위해 대진표를 확인한 순간 놀라움을 감추지 않을 수 없었다.

대진표에 괄호로 시드라고 써있는 선수들이 다음 회전에 자동으로 진출이 되어있는 것이었다. 어떤 체급에는 결승전에까지 시드가 써있는 황당한 경우까지 있었다.

해당 선수를 비롯해 많은 선수들은 이 대진표에 황당해 했다. 공정해야할 국가대표 선발전에 버젓이 시드를 차지해 다음 회전에 진출해 있는 것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반응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선수는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보여 1회전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음 라운드에서 시드권을 받은 선수와의 경기를 치르기에는 체력적으로 무리가 따랐다. 주짓수는 격투기 종목 중 하나인만큼 많은 체력소모가 있다. 따라서 유도와 태권도 등 토너먼트 형식인 다른 대회들과 마찬가지로 라운드별로 체력안배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시드를 받은 선수는 1라운드나 2라운드를 건너뛰게 되면서 1~2경기에 해당하는 체력을 절약 할 수 있고, 상대방은 길게는 30여분 경기를 치르고 올라오는 만큼 더욱 많은 체력적 우위를 가지고 자신이 원하는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이 격투기 종목 시드의 문제점이다.

결국 해당 선수는 시드권 선수와의 경기에서 패하고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어야만 했다.

게다가 운이좋게 2위를 차지했어도 선발선수의 규정역시 바뀌었다. 원래는 체급별 2위까지 풀체급 열 여섯명의 대표선수의 기회를 주겠다는 방안이었지만, 대회 이후 말을 바꿔 남자부 다섯 명, 여자부 한 명 등 총 여섯명이 인도네시아에 가는 것으로 변경했다. 체급에 따라 진출선수가 한명도 없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지만, 어떤 체급이 빠지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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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를 통해 받은 문제의 대표선발전 대진표 31이라고 써져있는 대진이 결승전>



현장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이렇게 경기를 해서는 공정이라는 스포츠의 의미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인지도 있는 사람들은 시드라는 명분을 삼아 상위로 올려버리고, 대한주짓수회와 인연이 없는 사람들만 1라운드부터 출전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현장 여기저기서 새어나왔다.

하지만, 이번 선발전을 주관한 대한주짓수회는 ‘해당 시드는 국제주짓수연맹(JJIF)과 아시아주짓수연맹(JJAU)의 랭킹에 따라 배정했으며 해당 대진표를 유출할 시 법적인 처벌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하게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주짓수회는 대회 이후 입장발표를 통해 "국제주짓수연맹과 아시아주짓수연맹의 규정에 따라, 많은 선수들이 자비출전이나 일부 지원을 통해 국제대회를 치러왔고 우수한 성적을 냈다. 또한 국제주짓수연맹과 아시아주짓수연맹은 협회 소속 선수, 즉 우리나라에서는 대한주짓수회 소속 선수가 아니면 시합 출전 자체를 불허한다. 하지만, 주짓수회는 국내 주짓수 보급과 발전을 위해 그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대회를 오픈하여 포인트 대신 상위대진 시드를 주고 당일 경기력으로만 평가했던 선발전이었다."라며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기존의 국제대회 포인트를 획득한 협회 선수들의 상위시드를 문제 삼는 것은 순전히 역차별이라고 본다. 이런 논란이 나오게 된데에는 현재 특수한 목적을 가진 특정집단 혹은 특정인이 고위 정치인을 동원해 불합리한 민원을 넣고, 국민신문고 등에 시드 배정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면서 여론을 호도하고 대한체육회와 대한주짓수회를 압박하고 있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대한주짓수회의 말도 신빙성을 얻기는 어렵다. 대한주짓수회가 말했던 랭킹에서부터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대한주짓수회는 국제주짓수연맹(JJIF)과 아시아주짓수연맹(JJAU) 랭킹을 올릴 수 있는 주관대회 대표선발전 공고를 대한주짓수회 소속 선수들 이외에는 제대로 하지 않아 대한주짓수회와 접점이 없는 다른 선수들은 선발전의 존재를 모르거나 따로 신청을 해야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랭킹에 산정해 시드를 적용했다고 하더라도 결승전까지 시드를 준 것은 큰 문제다. 주짓수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월드챔피언쉽 역시 시드는 전년도 챔피언, 그것도 단 1라운드에 배정할 정도로 시드는 대회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선발전의 경우에는 결승전까지 넘나드는 초유의 시드배정 속에 시드권자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미 선발전이 펼쳐지기 전부터 대한민국 주짓수는 엇박자를 내기 시작했다. 2018년 아시안게임 종목으로 주짓수가 선정되자, 기존에 있었던 대한주짓수협와 2015년 새로이 만들어진 대한주짓수회가 나뉘면서 끊임없이 대한체육회의 정식 단체로 인정받기 위한 싸움을 벌였고, 국가대표 선발전마저 파행으로 치달을 위기에 처하자 대한체육회는 양 단체를 중재해 양 단체의 임시적인 ‘연합회’를 아시아경기대회 출전자격 부여를 위한 대표단체로 인정, 이번 아시안게임 선발전을 진행하도록 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펼쳐진 선발전이 초유의 파행을 겪에 되면서 대한민국 주짓수는 더욱 혼돈 속으로 빠지게 되었다. 이에 대해 주짓수 관계자들은 “대한주짓수회와 관련있는 체육관 사람들로 시드를 배정한 것 같다. 당연히 소속이나 협회 관계없이 공정하게 접수받고, 시드 이런 것 없이 공정하게 현장에서 대진표를 짜야하는 것이 국가대표 선발전 아닌가. 대한민국 주짓수의 발전을 바라는 사람으로서 이것은 말이 안된다라고 본다.”라며 쓴소리를 냈다.

시작부터 삐걱거렸던 주짓수 대표팀 아시안게임 선발전, 사상 초유의 시드논란 속에 그 의혹을 더해가고 있다.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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