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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조형규 기자] '문무겸비(文武兼備)'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문식(文識)과 무략(武略)을 모두 골고루 갖춘, 즉 지식과 무예에 모두 능통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해 열린 WBFF 월드머슬모델 아마추어 부문에서 챔피언에 등극하며 WBFF 프로 카드를 획득한 정호중은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보디빌더다. 선명한 데피니션의 복근과 잘 짜여진 근육질의 상체로 강한 남성적 매력을 과시한다. 하지만 무대에서 내려오면 정호중은 그 누구보다도 차분하고 지적인 학구파 청년으로 변한다.

사실 정호중은 보디빌더로서 큰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다. 체형적으로 타고났다고 할 만한 장점이 없는 것도 걱정거리였지만, 더 큰 문제는 발목이었다.

“어릴 때부터 발목이 불안정했어요.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죠. 그런데 군시절 당시 관심병사들과 함께 운동을 해주는 일을 맡았다가 발목이 180도 돌아가는 사고가 났어요. 아마 바로 치료를 받았으면 그래도 많이 좋아졌을 텐데, 발목이 좋지 않은 상황이 익숙하다보니 그 상황에서 행군까지 뛴 겁니다. 알고 보니 상태가 너무 심각해서 오히려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하더라고요. 6개월 내내 군병원 신세를 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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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중은 당시 부상으로 수술을 하고 꾸준한 재활을 거쳤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발목은 깨끗하게 회복되지 못했다. 인대건을 70% 이상 잘라냈고, 덕분에 지금도 정호중의 발목은 가동범위가 굉장히 제한적이다. 

신체를 지탱하는 발목에 제한이 걸리다보니 가장 기본적인 웨이트트레이닝부터 제약이 붙기 시작했다. 정석적인 자세로 스쿼트를 하면 폼이 이상해지기 일쑤였고, 운동이 아니라 노동을 하는 느낌으로 트레이닝을 해야만 했다. 자연히 비율도 맞지 않아 시합 때 자주 지적을 받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정호중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 중량 훈련보다는 하체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몸을 세분화시켜 다리라인을 이미지로 생각하고 접근했다. 항상 훈련을 할 때마다 몸에 어떤 반응이 오는지 메모 했고, 이를 통해 훈련루틴을 다시 밤새 분석하고 기록하며 자신의 몸을 체크했다. 차분하게 연구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천성 덕분에 노력은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현재 ‘팀연아’ 소속인데, 팀이 중국에서 활동해요. 그런데 김연아 스승님께서 중국어를 잘 하시는데 홍콩 같은 곳은 영어도 많이 쓰잖아요. 그럴 때마다 옆에저 가만히 있자니 저스스로 답답해서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영어로 된 운동영상을 보면서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죠. 덕분에 지금 영어는 외국인들에게 티칭을 하거나 방송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는 됩니다.”

“사실 제가 관심이 없는 분야는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아요. 하지만 반대로 이처럼 필요한 게 있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배우는 편이예요. 대학 때는 교수님 직접 찾아가서 말도 안 되는 질문을 드리기도 했고, 처음 취업했던 피트니스 센터에서는 7~8년 이상 오래 운동하신 선배님들을 집으로 모셔와 궁금한 걸 끝까지 물어보곤 했죠. 특히 스승님인 김연아 선수에게 배운 게 정말 많아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낸 정호중은 “이러한 성격 때문에 지금은 그래도 어느 정도 눈썰미가 생긴 것 같아요”라며 멋쩍게 웃었다. 단순히 무작정 운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외의 시간에는 항상 고민하고 연구해온 것이 점차 시합의 결과로, 그리고 또 주변의 평가로 이어졌다. 점차 머릿속 퍼즐이 맞춰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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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호중은 ‘자만’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이와 관련해 정호중은 최근 정신과 전문의인 주변 지인으로부터 기분 좋은 말을 들었다고.

“그 친구가 환경적인 요인이 참 좋다고 하더라고요. 주변에서 아첨하거나 과도하게 추켜세우는 사람들이 없고, 명예나 재물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다고요. 그런데 제가 유일하게 욕심을 내는 게 바로 운동이에요. 상을 타거나 물질적인 부분이 아니라 저 스스로 운동을 더 잘 하고 싶다는 강박관념이랄까요? 무엇보다도 주변에서 제게 ‘네가 좋아하는 운동을 즐기면서 이 스포츠에 임하는 것 같다’는 말이 가장 듣기 좋습니다.”

좋아하는 열심히 하는 것뿐인데 잘 하고 있다고 말해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며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은 정호중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탐구하는 자신의 자세를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이 스스로도 잘 맞는다고 덧붙인 그는 마지막으로 2017 몬스터짐 올스타클래식 출전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이번 올스타클래식에서 특히 클래식피지크 종목은 도저히 경쟁이라고 볼 수 없는 쟁쟁한 선수들이 출전합니다. 그래서 저 스스로는 등수에 의미를 두지 않고 있어요. 4~5년 전 수영장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말도 걸지 못했던 선수들과 이제는 한 무대에서 설 수 있다는 게 저에겐 너무나도 큰 의미입니다. 가식적으로 들릴 지도 모르지만 진심이에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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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먼치TV (https://munchtv.tv/) /정호중 선수 제공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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