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스타크래프트를 아끼고 사랑했던 팬으로서 다시 한번 스타크래프트1이 시작한다는 소식에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당첨권 신청을 하고 발표가 나는 날 마음을 졸이고 기다렸지만 안타깝게도 메일은 끝내 오지 않았고 아쉬워서 어쩔줄 몰랐죠..


하지만 이런 기회가 흔치 않고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 수 있기에 혹시나 양도해주시는 분이나 동행을 구하시는 분들을 찾아봤습니다.

우연히도 동행을 구하시는 분을 만나 경기를 보러갈 수 있게되었는데 5시 30분에 입장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르바이트가 4시 30분에 끝나고 아르바이트 하는곳에서 넥슨 아레나 e-스타디움까지는 1시간이 넘게 걸리는 위치였죠.. 시간 때문에 못들어간다면 제가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일하는 곳에는 핑계를 대고 30분 정도 일찍 빠져나왔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버스에 타고 가는 중에도 설레고 두근거리는 마음이 가득하더라고요.


"이제 곧 내 어릴적을 열광시키던 그 순간을 다시 맛볼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진정할 수가 없었죠.

추위와 흥분에 상기된 뺨을 두손으로 붙잡고 버스에서 내려 아레나로 걸어가는 와중에도 오만생각이 머리를 떠돌아 다니더군요. 건물에 도착하니 굉장한 길이의 줄이 늘어서 있었어요. 사실 어디에 위치했는지 잘 몰랐는데 긴 줄 덕분에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끝을 찾아가 줄을 서고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더군요. 혼자 오신 분도 계시고 여럿이 오신 분도 계시고 하지만 다들 공통점은 스타1을 사랑하는 팬이라는 거겠죠. 기다림 끝에 입장을 시작하는데 들어간 순간 객석을 가득 채운 사람 수에 깜짝 놀랐습니다. 저도 일행 분과 함께 자리를 잡고 경기가 시작하기를 기다렸죠.


가만히 보고 있으니 꽤 익숙한 얼굴들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스타1 초창기에 쌈장이라는 아이디로 유명했던 이기석선수를 시작으로 다른 스타1게이머들을 봤습니다. 민찬기 이제동 김정민 등 반가운 얼굴들이더군요. 슬슬 7시가 되어 시작하려 하자 스1시절 찰진 해설로 많은 이들을 기쁘게 해주셨던 이승원 해설과 김철민 캐스터 그리고 얼마전 제대한 서경종 해설이 드디어 스타 파이널 포의 시작을 알리더라고요.

첫번째는 홍진호선수와 강민선수의 경기였습니다.


"홍진호 하나 둘 셋 홍진호 화이팅!" "강민 하나 둘 셋 강민 화이팅!"


오랜만에 외치는 구호로 벌써 경기장은 후끈 달아올라 모두가 집중하여 경기를 관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경기는 홍진호 선수의 승리로 끝났고 두번째 경기는 강민선수와 이병민선수의 경기였는데 여기서도 강민 선수의 패배로 끝났습니다. 세번째 경기는 테프전 테란유저 이병민 선수와 토스유저 박정석 선수의 경기였는데요. 사실 선수들이 마우스를 놓은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연습하지 않아서 손도 많이 굳었을텐데 아직도 여전한 컨트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박정석 선수의 컨트롤이 빛나는 경기가 끝나고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고 근황이 궁금한 선수들에게 인터뷰도 하며 약간 시간이 지나고 다음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여기서 특정 한 선수를 응원하는 마음은 없었지만 모두가 1승은 했으면 하는 마음에 네번째 경기인 프프전 박정석 선수와 강민선수의 경기에서는 강민 선수를 응원했습니다. 이벤트전이고 하니 채팅도 허용이 되었고 박정석선수와 강민선수의 경기에서 채팅러시가 아주 재미있었죠. 그리고 문득문득 경기를 보며 옛날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이 생각나고 마치 그때로 돌아간 듯한 기분도 느꼈습니다. 또한 경기 중 종종 카메라에 비춰졌던 치어풀.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라 그런지 화면에 잡힐때마다 흐뭇했습니다.네번째 경기에서는 제 바램대로 강민선수가 승리를 따냈고 이어서 다음 경기 홍진호 선수와 이병민 선수의 경기가 이어졌습니다. 이 경기에서는 이병민 선수가 홍진호 선수의 아픈 부분인 벙커링으로 승리를 따내었습니다. 채팅으로 투닥거리는게 얼마나 재미있던지.. 오랜만에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습니다.드디어 마지막 경기인 박정석 선수와 홍진호 선수의 차례가 되었는데, 이 경기는 저글링 한 마리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던 경기인것 같았습니다. 초반 정찰을 성공하고 계속해서 물량을 뽑아 공격하자 박정석 선수가 끝내 지지를 쳤죠.


2승 1패로 결승에 진출하게 된 이병민, 홍진호 두명의 경기가 있기 전 네 선수에게 잠깐 인터뷰를 하는 시간이 있었고 모두 즐거워보였습니다. 결승전 맵은 넷이서 옥신각신 하다가 기요틴으로 정하였고 마침내 다들 자리에 앉아 헤드셋을 쓰고 게임에 임했습니다. 사실 이때쯤 집에 갈 차가 끊기지 않을까 전전긍긍 했는데 순식간에 끝난 경기 덕분에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정말 빠르게 끝나버려 이긴 홍진호 선수도 꽤나 민망해하는 눈치였죠. 하지만 우승은 우승 트로피를 안아들고 기뻐하는 홍진호 선수의 모습을 보니 제 마음도 뿌듯해지더군요.


뭔가 오래전 묻어둔 보물을 다시 꺼낸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과거가 아닌 현재, 아니 더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니 울컥하는 마음도 생겼습니다. 빛나는 선수들과 환호하는 팬. 이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은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가슴 벅찬 상황이었습니다. "스타 파이널 포" 라고 하지만 FINAL. 마지막이 아닌 이것이 시작이 되는,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한 그런 행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런 감동적인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고 이런 행사를 기획해 준 홍진호 선수를 비롯하여 틈틈히 연습하여 경기에 참여해준 강민 선수, 이병민 선수, 박정석 선수, 그리고 기꺼이 해설을 맡아주신 이승원 해설, 김철민 캐스터, 서경종 해설, 파이널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장소를 대여해준 넥슨, 기타 파이널포 관계자 분들, 또한 바쁘신 와중에도 자리를 지켜준 올드 게이머분들과 이렇게 행사가 성행할 수 있도록 많은 성원을 보여주신 저를 포함한 스타 팬분들에게 정말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습니다.


제목에 쓴 것처럼 그냥 스타 파이널 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스타 파이널 포 1회, 2회, 3회..... 쭉 이어져 나갈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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